하루,

결국, Zeiss ikon

EastRain 2007. 7. 20. 15:50


01234


결국, 이렇게 될 거였나...

조금 전에 입금을 했고, 퇴근후에 샵에 찾아가기로 했다.

실물을 보고 블랙바디와 실버바디를 고를 예정.


자이즈 이콘이라...

글쎄, 이게 나한테 가당키나 한 카메라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정확한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카메라가 나에게는 필요하다.


물론 SLR이 더 정확하게 초점을 잡을 수 있는 시스템이지만,

SLR을 써야 한다면 DSLR을 쓰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RF를 고집하는 나에게는 딱히 선택의 여지가 없다.

라이카는 그다지 끌리지도 않고, 나에게 그정도의 여유가 있지도 않으니 고민할 필요도 없이 패스.

그럼 베사 시리즈는? 기선장이 짧으니 이것 참, 아쉽다.

냉정하게 이야기 하자면 베사 시리즈에 1.2 혹은 1.5 렌즈를 물리고 사진을 찍으면

최대개방에서 초점이 나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의 어정쩡한 시력도 한몫했다...)

결국 답은 Zeiss ikon.


RF카메라는 그 기계적 특성상 스냅샷에 유리하다고들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비싼 돈주고 카메라를 사는데 스냅샷용으로만 써야한다?

그건 아니다.

나처럼 메인급 카메라를 한대 밖에 운용하지 못한다면

이왕이면 팔방미인형 카메라가 필요하다.

자이즈 이콘이라면, 스냅샷 뿐 아니라 정교한 작업에서도 어느정도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듯 하다.
(RF 카메라의 시차는 논외로 하자. 라이카도 시차는 존재한다.)


문득,

첫 직장에서 수습을 끝내고,

제대로된 첫 월급을 받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Bessa R을 질렀던 날이 생각난다.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던 나에게 CS35mm 렌즈와 함께 묶음으로 판매된 Bessa R은 분명 부담스런 가격이었다.

45만원. 45만원의 M39 스크류마운트 카메라.

며칠 밤을 방바닥에 드러누워 천장을 보며 공셔터를 눌러도 두근거림이 가시지 않았더랬다.


Zeiss ikon, 이녀석은 나에게 어떤 두근거림을 가져다줄까.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