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소설책을 한권 샀다

하루, 2007. 7. 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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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웅형이 단편집을 냈다.

언제던가, 누군가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재윤이었던가, 재웅형이었던가, 아니면 그 누구던가...)

한국 문학판에서는 첫 단편집이 떴느냐, 아니냐에 따라 작가로서의 생명력이 판가름 난다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정말 그렇다.

첫 단편집이 뜬 작가와 그렇지 않은 작가는 정말이지 그 이후의 행보가 확연히 차이가 난다.

독자로부터 잊혀지고 결국 문단에서 잊혀지던가, 아니면 계속 펜을 들고 글을 쓰던가. 둘 중 하나더라.


재웅형은 보통의 신인작가들과는 다르게 처음 낸 책이 '그런데 소년은 눈물을 그쳤나요' 라는 장편 소설이었다.

난 그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하지만 재웅형 특유의 위트-위트라 부르기엔 모래씹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그게 또 그의 매력 아니던가-가

많이 모자란 소설이 아니었는가, 그런 생각이 들어 무척 아쉬웠던 작품이었다.

그래서 그의 단편집을 무척이나 기다렸더랬다.


재웅형의 첫 단편집, '럭키의 죽음'이 랜덤하우스에서 나왔다.

그의 단편은 언제나 나를 부끄럽게 했다.  그한 소설 한문장 한문장은 나를 자꾸만 작아지게 만들었다.

지금 그의 새책이 컴퓨터 옆에 놓여있다. 난 또 한없이 부끄럽고 한없이 수치스러워질 준비를 해야겠다.




posted by EastR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