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Micon 리뷰

Film 2007. 1. 30. 13:57

 
낯선 나라의,

낯선 하프프레임 카메라

Fed-Mic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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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Micron은 36장짜리 필름을 넣으면 72장은 거뜬히 찍힙니다. 처음에 필름을 잘 넣기만 한다면 76장도 가능합니다. 우리의 부모님 세대들에게 익숙한 하프프레임카메라거든요. 하프카메라는 한컷을 찍을 때 일반 풀프레임의 카메라가 쓰는 필름의 반만 노광이 됩니다. 그래서 가끔은 Fed-Micron에 필름을 넣고 쉬엄쉬엄 사진을 찍다보면 두계절, 혹은 세계절의 사진이 한롤에 담기기도 합니다. Fed-Micron은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하프 카메라는 아닙니다. 하지만 스펙과, 결과물은 그 어떤 하프카메라보다 나을 지언정 뒤떨어지지는 않습니다.

Half Frame Camera?
하프카메라의 대표 격인 Olympus Pen EE3는 70년대를 거쳐 온 수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카메라입니다. 소풍, 수학여행을 갈 때면 사진관에서 대여해주곤 했던 카메라지요. 사진을 찍는다는 행위가 특별한 날의 특별한 순간을 담는다는 것을 의미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카메라는 부의 상징이었지요. 필름을 사고 사진을 현상하고 인화하는 모든 행위가 1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연례행사였습니다. 하프카메라는 최소의 비용 투자로 최대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고 많은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었지요. 각종 카메라 메이커에서 앞 다투어 하프카메라를 생산했습니다. 올림푸스사는 중저가형 보급기종부터 전문가용 SLR까지 하프카메라를 생산했을 정도입니다. 그 하프프레임 카메라의 춘추전국시대에 조금은 낯선 나라의 낯선 브랜드에서도 하프카메라를 생산, 판매하게 됩니다. 러시아의 Fed사에서 생산한 Fed-Micron이 바로 그 낮선 하프카메라입니다.

Fed?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낮선 카메라 생산회사, Fed. Lomo LC-A 붐이 일면서 러시아의 LOMO(Leningradskoje Optiko Mechenitscheskoje Objedinenje: 레닌그라드 광학기계 공동체)라는 회사는 많이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그에 반해 정작 러시아의 대표적인 카메라 메이커인 Fed(F.E Dserschinski)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Fed는 1930년대부터 라이카 카피 카메라를 생산하면서 꾸준히 Fed 시리즈를 생산했습니다. 러시아 민중문학의 대부 막심 고리키가 Fed의 첫 카메라를 보고 “이것이 러시아의 라이카, Fedka 인가!" 라고 감탄했다고 전해집니다.

러시아는 세계2차대전 이후 승전국이 되고 패전국 독일에 전쟁배상금으로 광학기술을 요구하게 됩니다. 그리고 카메라와 렌즈 등 각종 광학기술이 급속히 발전합니다. Fed, LOMO, GOMZ, KMZ, ARSENAL 등 러시의 각종 카메라 회사들도 수많은 종류의 카메라와 렌즈를 생산하게 됩니다. 당시에 만들어진 러시아 카메라는 지금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1950년대 러시아 KMZ사에서 생산된 Russa MR-2 렌즈의 설계는 독일의 짜이즈와 슈나이더 등 유명회사의 렌즈설계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Fed사는 1934년에 설립되었으며 1991년 구소련의 붕괴로 우크라이나 공화국의 기업으로 편입되었습니다. 60여년동안 Fed사에서 만들어진 카메라는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입니다. 지금도 Ebay에서 Fed로 검색하면 손쉽게 Fed의 카메라와 렌즈를 구할 수 있습니다.


Fed-Micron?
Fed-Micron은 Fed사에서 생산한 최초이자 마지막 하프카메라입니다. 1968년부터 1986년까지 약 120,796대가 생산되었습니다. 크기는 작고 아담하지만 일부 부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금속으로 만들어져 크기에 비해 무게가 묵직한 편입니다. 생산시기에 따라 뒤판이 경첩으로 이어져 있는 모델과 아예 떨어져 있는 모델이 나뉘어져 있으나 기본적은 스펙은 같습니다.

Fed-Micron의 렌즈는 1.9로 밝은 편에 속합니다. 셔터 스피드는 B, 1/30~1/800초 까지 이며 조리개 값과 셔터스피드 모두 카메라가 자동으로 제어합니다. Fed-Micron은 셀레늄 노출계가 부착되어 있어 건전지가 없어도 노출계가 작동합니다. 노출이 부족할 경우에는 파인더 내부의 빨간 표시바늘이 올라오면서 사진이 찍히지 않습니다.

조리개링의 조리개 수치로 맞추어 사진을 찍을 때는 셔터스피드가 1/30초로 고정됩니다. 야경 촬영을 할 때는 조리개 수치를 B로 맞추고 적정 노출시간동안 셔터를 누르고 있으면 됩니다. Fed-Micron은 B셔터에서 조리개가 최대개방인 1.9로 고정됩니다. 따라서 B셔터에서 쨍한 화질의 사진을 얻는 것은 조금 무리입니다.

Fed-Micron은 목측식 카메라입니다. 눈대중으로 피사체와의 거리를 짐작한 후에 거리조절링을 이용해 거리를 맞춥니다. 거리조절링을 조절하면 파인더 내부에서 작은 바늘이 그림으로 거리를 알려줍니다. 상반신 그림은 1미터, 전신 그림은 1.5미터, 사람 세명 그림은 3미터, ∞는 무한대입니다.


하프카메라로 찍은 결과물에 대해
앞서 설명했듯이 하프카메라는 한컷을 찍을 때 풀프레임 카메라의 반에 해당하는 필름면을 소비합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세로 사진이 찍히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하프카메라로 찍은 필름을 사진관에 가지고 가면 한컷 한컷을 일일이 스캔하거나 인화해줍니다. 하지만 이럴 경우 엄청난 양의 결과물이 나오게 됩니다. 한롤을 맡겼을 뿐인데도 두롤분량의 인화물이 나오는 것이지요. 경제적인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요즘 하프카메라 유저들은 두컷의 사진이 한 장에 나오도록 인화나 필름스캔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사진관에 따라서는 무성의 하게 자동으로 필름스캔을 돌려버리는 경우 사진이 잘리거나 하는 등의 불상사가 생길 수 있으므로 미리 확실하게 말해줘야 합니다. 하프프레임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라고 차별받거나 더 비싸게 비용을 지불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한두롤 맡기고 다시 가지 않은 곳이 아니라면 사용자의 요구를 확실히 들어주는 사진관을 찾으세요.

인화를 할 때는 4X6 사이즈 이상으로 뽑는 것은 그다지 추천하지 않습니다. 사진이 찍혀있는 필름면 자체가 작기 때문에 크게 인화할 시 거친 입자감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Fed-Micron 메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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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Micron 필름감도 설정에 대하여
필름 감도를 표시하는 방법은 ISO(International Standards Organization: 국제 표준규격) 외에도 ASA(American Standards Association: 미국표준 규격), DIN(Deutsche Industric Normen: 독일 표준규격), GOST(구소련 표준규격) 등의 명칭으로 표기하기도 합니다. ISO와 ASA의 수치는 같지만 DIN과 GOST의 경우는 차이가 있습니다. 수치 비교는 다음 표와 같습니다.

ASA

50

100

200

400

DIN

18

21

24

27

GOST

45

90

180

350

Fed-Micron의 경우는 GOST수치에 맞춰서 필름 감도 설정을 해줘야 합니다. ISO100필름을 넣었을 경우에는 감도 조절 다이얼을 90에 맞추고 사진을 찍으면 됩니다.


Fed-Micron 작례
작례의 사진은 모두 Fed-Micron으로 촬영하였으며 일부 사진은 포토샵 레벨메뉴에서 약간의 보정을 거쳤습니다. 클릭하시면 원본사이즈로 보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입자가 자글거리는 사진은 코닭 뭵스 400으로 찍었습니다. 뷁!! 아래의 More를 눌러주세요~



posted by EastRain

태종대 유람선

Film 2007. 1. 21.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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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부산에 살았던 나는,

태종대에서 유람선을 타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Fed-Micron
Agfa UL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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