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카테고리 없음 2008. 2. 17. 09:50

1.
교동도를 다녀왔다.
포클 사람 몇몇과 함께.
바람이 차더라.
그곳은 조용했고,
우리가 길을 걸을 때 마다 동네 개들이 짖었다.
바람은 차고,
내 속도 휑하고.


2.
나만의 생각일지 모르지만
포클 사람들의 시선은
불쌍하다는 눈빛이었다.
동정하는 눈빛이었다.
하긴.
그냥 헤어진 것도 아니고,
포클의 다른 남자가 좋다며 나를 떠난 걸 아는데.
좀 불쌍해 보였을까.


3.
시간이 지날수록
어찌 된게
호금이는 더욱 당당해지고
나는 더욱 위축된다.
아이러니의 연속.


4.
삶은 어차피 아이러니의 연속이라지만,
이건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


5.
나는 내몸 하나 건사하기 힘들고,
사진 찍는 게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데,
당신은 오늘 그토록 가지고 싶다던 렌즈를 거래하러 가더라.
활기차보여서 좋은데,
살짝 기분이 나쁘더라.
당신은 당신의 삶을 이기적으로 잘 꾸려 나가고 있으니까.
결국,
나만 바보고 나만 병신인 거다.


posted by EastR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