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중형카메라

하루, 2007. 4. 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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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메이트 김군과 술만 마시면 늘어놓는 카메라 이야기, 카메라 이야기, 카메라 이야기.
D200을 쓰는 김군, 각종 싸구려 필카와 R-D1s를 쓰는 나는 마땅한 이야기거리가 없으면 바로 카메라와 사진에 대해 주절거리기 시작한다.

나는 나의 로망이 롸이카M 시리즈라고 이야기 하지만 사실 롸이카를 쓰고 싶어 안달이 난것 도 아니고 딱히 롸이카를 쓸 이유도 없으니 마냥 최고가 RF 카메라를 이야기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김군은 이미 135판형 필름카메라에 대한 소유욕은 마음속 깊은 곳에 매장해버린지 오래. 최근에 후지필름의 S5pro를 지르기 직전까지 갔으나 D200의 화벨조정과 각종 색감조정, 포샵의 커브조정을 통해 지름신을 물리쳤다. 김군은 "니콘에서 1:1 바디가 나오기 전까지 기변이나 기추는 없을거다"라고 호언장담했지만 글쎄, 모를일이다.

어찌되었건 김군과 내가 흥분하며 위시 리스트를 말할 때 공통적으로 빠지지 않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중형판형카메라. "롤플을 지르고 싶다, 지르고 싶다, 지르고 싶다"고 주문처럼 중얼거리는 나, "같은 돈이면 노출계도 쌩쌩하고 현행렌즈를 쓸 수 있는 핫셀!"이라고 면박을 주는 김군. 둘다 중판카메라에 대한 로망이 있는 것이다. 판형이 깡패니까! 판형이 남자니까! 판형이 마초니까! 판형이! 판형이!

그러나. 폴플이 되었건, 핫셀이 되었건, 마미야가 되었건 어쨌건 그건 다 허황된 꿈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로망은 로망답게 이루어지지 않아야 제맛! 이라고 자기 최면을 걸고 그냥 있는 카메라나 잘 쓰자고 스스로에게 면박을 주고 면박을 주고 면박을 주며 버틴지 어언 수년째.

나에게 첫 중형카메라가 생겼다. 어안렌즈까지 함께.
그것은 바로 Holga,  Fisheye for Holga.
일단 테스트삼아 120필름 세롤을 찍었지만 결과물이 어떨지는, 글쎄, 잘 모르겠다...
상당히 기대되는 동시에 두렵기까지 하다. 으으으으!!!!


posted by EastRain